쇄국주의와 소수민족 - (3) 소수민족을 봐야 미얀마가 이해된다

기사입력 2012-06-10 11:13:58
최종수정 2012-06-10 11: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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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행정구역은 7개의 따인(도, Division)과 7개의 삐네(자치주, State)로 구성된다. 따인은 버마족(전 국민의 70%)이 다수인 지역이고, 삐네는 해당 지역에 많이 사는 소수종족의 권리를 인정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주류인 버마족 외에 135개의 소수민족을 지닌 미얀마의 특성이 행정구역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자치주를 형성하는 7개 종족으로 샨족, 몬족, 꺼인족, 꺼야족, 까친족, 라카인족, 친족 등이 있다.

행정구역 중 가장 큰 곳은 미얀마 동북부의 샨주다. 남한의 1.5배(15.5만 ㎢)인 이곳은 고원지대로 다양한 소수민족이 산다.

샨주의 작은 마을 인떼인. 풍광이 아름다운 인레(크기와 달리 작은 호수란 뜻) 호수변에 위치한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큰 장이 선 날이었다. 인레호수가의 7개 마을에서는 하루씩 돌아가면서 장이 열린다. 장터에는 수백 개의 좌판이 벌어졌고 과일·쌀·튀김 등 먹거리에서, 광주리·밀집모자·목각인형과 전통문양이 새겨진 가방 같은 토산품 등이 놓여 있었다.

비가 오는 날이었지만 장터에는 족히 5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였다. 특히 장터 한편에서 큰 주사위를 굴린 후 그림을 맞추면 돈을 2배로 받고 그렇지 않으면 잃는 도박장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장터에는 여러 소수민족이 보였다. 검은 옷을 입고 원색의 줄무늬가 들어간 모자를 쓴 빠오족, 빨강색과 파랑색이 알록달록 섞인 상의를 입은 빨라웅족, ‘호수의 아들’이란 뜻을 지니며 어업과 수경재배를 하는 인따족, 목에 링을 걸어 목을 길게 빼고 다니는 버다웅족 등. 소수민족들은 복장뿐만 아니라 언어도 달라 서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샨주에는 총 33개 소수민족이 터전을 잡고 있다. 대표적인 게 샨족으로 약 400만 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언어학적으로 태국과 관계가 깊으며 버마족과는 종족·언어적으로 유사성이 거의 없다. 이들은 태국·라오스와 접격지대인 소위 ‘황금의 삼각지대(Golden Triangle)’에서 마약 생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미얀마의 소수민족들.
▲ 미얀마의 소수민족들.
인레호수의 경우 빠오족과 빨라웅족 등은 산 위에서 산다. 인떼인 장터에서 산길을 따라 집으로 가는 한 빠오족 남성에게 집에까지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었더니 “나는 1시간 30분가량 가면 된다. 근데 저 앞에 가는 사람은 3시간 정도 걸어야 한다”고 웃으면서 답변했다.

미얀마의 소수 민족들은 주로 동부, 북부, 서부의 산악지대에 주로 거주해 고산족이라고도 불린다. 미얀마에서 이들은 차별과 갈등의 대상이다. 단적으로 소수민족 지역에는 전기가 길어야 서너 시간밖에 들어오지 않는다. 미얀마 정부는 소수민족 지역에서 티크 목재, 철광석, 석유, 천연가스 등을 가져가지만 인프라 건설은 제대로 하지 않아 버마족 지역에 비해 도로 상태가 열악하다. 소수민족의 일부는 미얀마 정부군과 ‘내전’을 벌이고 있다. 동부의 샨 자치주 국경지역, 서부 친 자치주 전역, 남부 꺼인 자치주와 북부 까친 자치주 국경지역은 소수민족 반군이 출몰하는 지역이다. 최근 까친주에서 카친독립군(KIA)이 정부군과 산발적인 교전을 벌였고 이 때문에 2,000여 명의 소수민족이 피난길에 오르는 일이 발생했다.

그렇지만 스스로 미얀마의 일원이라는 생각을 하는 소수민족도 많다.

샨주 라시오의 식당에서 만난 모모(24)라는 여성에게 소속 종족을 물었더니 “미얀마 사람이예요. 굳이 따지면 샨족으로 분류되지만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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